태그 : 청춘
20대. 청춘, 異空 - 다른 하늘, 혹은 다른 세계 - , 또 다른 시작 등등... 20살에 대하여 기성세대들이 보내는 찬사들. 참으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20대. 그들에게 늘 주어지는 수식어 - 그들의 성향을 한마디로 줄여말할 때에 - 는 도전, 패기, 좌절, 실패, 극복 혹은 새로움과 같은 단어들이다. 그 수식어들은 어찌보면 화려하다 못해 이제 20살이 되어있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도 그들이 펼치는 축제에 참가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질 때에도 있다. 그만큼 그들은 즐거움, 희열과 대리만족과 같은 감정을 여실히 펼쳐내보인다.
스무살, 도쿄에서 그런 20대들은 성향의 아우라의 정점을 찍는다. 오쿠다 히데오는 소설 '스무살, 도쿄'에서 6일간의 기록 - 20살 시작부터, 29살의 마지막까지 그 중간중간의 기록을 주인공, 히사오의 하루를 통해 보이고 있다 - 를 통해서 20대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 특유의 해학적인 문체, 혹은 사건의 전개를 통해서 단지 그들이 하는 행동을 보여주기 때문에 - 몇몇 생각하게 하는 말들도 그들 자신을 포장하기 위함에 지나지 않음을 비치면서 - 너무 많은 것을 우리에게 생각하게 한다.
밥 먹는 것보다는 음악듣기를 좋아하고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하는 주인공, 히사오가 겪는 하루, 24시간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20살이 된 히사오는 도쿄 - '스무살, 도쿄'에서 주가 되는 배경. 등장하는 공간이거나 의미가 되는 공간은 '도쿄' '나고야' '베를린'. 이 3곳 이지만, 그중에서 히사오가 사는 곳이 도쿄이고 이를 중심으로 사건이 펼쳐진다. - 를 '멋진 곳'으로 표현한다. 그런 의미에서 '도쿄'는 단순히 '번화하는 도시' 혹은 한 나라의 수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시대적으로는 한창 '번창' 하고 있는 80년대의 일본이고, 거품이 빠지기 전의 화려한 일본의 모습이다. 히사오에게 있어서 '화려하고 멋진' 곳이기 때문에 자신이 LP를 통해 듣기만 하던 뮤지션들이 직접 오는 '꿈'의 장소이기도 하면서, '도쿄에 왔다는 것만'이 중요할 정도로 지나친 뜻을 두려고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고야'는 그 당시에도 여전히 시골일 뿐이며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시도하지만 결국에는 '서울'에 개최지를 내주게 되는 조그마한 도시. 그럼에도 여전히 살아가는 기성세대의 모습을 그대로 보이고 있다. '베를린'도 마찬가지로 동독과 서독이 나뉘어져 있음을, 시사하는 '폐쇄적인', '변화하지 않는' 일반적인 사회의 모습을 여실하게 보이고 있다.
주인공이 그런 곳 - 도쿄 - 처음 상경하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은 집에서 나와,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다. 나고야와는 반대되는 분위기에서 느끼는 부러움과 '도시' 사람들에 대한 동경과 같은 감정을 애써 숨기려하지 않으며 도쿄사람이라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 같은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사 전철을 타고 친구집'으로 향할 정도로 눈치가 없는 '영락없는 시골 촌뜨기' 이지만, 10대가 가지고 있는 솔직함이라거나, 한 걸음씩 나아가려는 열정은 10대와 20대의 중간점에 있는 그야말로 살아숨쉬는 20살이다. 그 얼마나 멋진 일인가! 스무 살이라는 애매한 경계선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이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도 누구나 그렇듯 20살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조금씩 버린다. 21살이 되면서 누구나가 겪게 되는 평범한 대학생활을 하고, 그보다 2년이라는 시간 후에는 집안이 어려워 카피라이터를 하고 있는 히사오의 모습을 보여준다. '더블 판타지'에 가까웠던 80년대 일본과는 달리 거품이 빠지고 난 후의 몰락한 90년의 일본을 보여준다. 누구도 죽고, 누구도 은퇴하고... 하는 식으로 그저 가볍게 이야할 뿐이지만, 몰락한 일본의 모습을 그에 빗대어 보여주는 히데오의 모습은 주변의 환경이든, 자신의 의지이든 관계없이 현실에 조금씩 적응하게 되고 나이를 먹은 기성세대 누구나가 하는 것 처럼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짝을 택할 정도로 20살에 가졌던 생각과는 너무나도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처음에 하겠다던 음악 관련 일을 하겠다는 포부도 '오랜만에 남들에게 이야기 할 정도로' 부끄러운 것이 되었으며 현실은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에 가서 20대이기 때문에 늘 지닐 수 있는 '방황'과 '실패'에 대하여 박수와 찬가를 아끼지 않는다. '배고프다'는 것은 모자라다는 것이고, '학생처럼 철없었다'는 것은 여전히 무엇인가를 더 할 수 있는, 꿈을 향해 날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젊다는 것은 특권이다. 실패해도 된다는 특권이다' 라는 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 - 아무 것도 따지지 않고 꿈을 향해서 달려 갈 수 있다는 - 을 할 수 있다는 것은, 20대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청춘은 결코 머무르지 않고 점점 담배연기처럼 흩어져 사라지게 되니까 말이다. 계속 '20대'이고 싶었던 30대는, 다시 20대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러니까 사람이 결국에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청춘을 무엇인가로 바꾸어서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실패를 통해서 무엇인가를 얻었다면, 그것으로 브라보. 그렇지 않았더라도 20대라면 브라보.
# by | 2009/05/12 18:57 | Novel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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