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is my soul.
솔직히 말해 인생에서 가장 많은 것을 느낀다는 군대. 그 안에 있으면서 느낀 것은 생각보다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만큼 생각의 깊이 자체가 '깊지 않았다'는 것이겠지만 - 아니면 반대로 그러한 틈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그런 시간 하나 마련하지 못한 것도 결국 내 책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는 것과, '사람과의 단절'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번 휴가때에, 그러한 일을 두번이나 겪어서 그런 것일까. 부끄럽게도, 삶이 조금씩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나 자신의 노력이 '부족'했던지는 몰라도 그들에게로 향하는 길은 어느새인가 좁아져버린 것만 같았다. 흔히 말하는 얼굴을 맞대고, 살을 맞대고 그렇게 자주 지내야만 했던 것일까. 하나 둘씩 다들 서먹서먹해져가는 모습을 보면. 나는 그대로인데, 그들이 아니라는 사실에 약간은 슬픔이 밀려오기만 했다. 연락을 끊고, 얼굴을 보면 무표정해지고, 눈길 한번 주지도 않은 채 그들은 내 곁을 떠나가기만 했다.

그 무엇도 아니었을 때에, 아니 다르게 말하면 순진했던 그때의 '만남'은 굉장히 좋았던 것만 같은데 - 시작이라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두려는 것은 아니지만 - 어떠한 조건도 따지지 않고 '사람'만을 추구해왔던 그 때. 만나는 것 자체가 반가웠던 그 시절.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 초등학교 친구들이 그랬었고, 어렴풋한 추억이 되어버린 중학교 친구들이 그랬고, 아직도 만나고는 있는 고등학교 친구들도 그랬고, 대학교에 들어와서 '열정' 하나만으로 승부했던 친구들도 그랬다. 혹은 그렇지 않은 '이해관계'에 의해서 만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결국에 내가 만나려고 하는 사람들 모두와 친해지기 위해 나름의 노력. 혼신의 노력을 다 해왔던 것만 같은 느낌 - 실은 그렇지 않다고 남들이 말하더라도 자기합리화를 위해서일지도 모르지만 - 이랄까. 그렇다고 해도, 어느새인가 내 곁엔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초등학교 친구들은 이제 그 어디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가 없고 - 설령 찾는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에 내가 무너지지 않을까. - 중학교 친구들은 겨우 문자나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으며, 고등학교 친구들은 군대라는 곳에서 다들 나와 같은 단절의 시간을 보내고만 있다. 그리고 대학교의 친구들 중에는 '바뀌어가는 것'에 적응해가며 나와는 거리를 두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제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는 선배들이 그랬고, 아직은 때가 아닌 동기들과, 아무것도 모르는 후배들 모두가 '자신의 가치' 혹은 '예의상'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것이 너무도 슬펐다.

다른 것은 아무 것도 필요없이 '야 술먹고 싶다'고 하면, 술 한잔 하자고 어디로 오라고 하던 친구. 곁에 있으면 어떻게든 재미있는 추억이고, 어울리고 싶었던 그런 친구. 얼굴보기 힘들다는 친구의 원성이 담긴 목소리. 이전의, 옛 애인이라고 해도 이제는 괜찮을 사람 - 이미 2년이 다되어가는 사람인걸 - 의 '괜찮아?'라는 걱정이 담긴 문자 하나. 술 좀 그만먹으라는 잔소리. 또 동아리에 있냐는 핀잔. 아무것도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내 영혼에 있어서 그런 사람이 또 찾아보면 한명은 어디에 있지 않을까. :) 오늘도 웃으면서 하루를 마무리 한다. 삶이 좁아질수록, 어릴적의 순진함 자체가 없어지는 것만 같다. 내 삶이 중요한 것만은 아니잖아.
 
P.s 사람보다 '자기 가치'가 우선인 사람들을 만나기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만나게 되면 조금은 버거울 것만 같다. 아직 내 영혼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걸. 그런 사람들을 즐겁게 만나기 위해선, Soul to Soul로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용기가 없는 나는 먼저 연락하지 못한다. 설령 하더라도 기다리기만 할 뿐. 오늘도 조금 더 멋없어졌을 뿐이구나. 하고 한숨을 쉬면서 담배 한대를 입에 문다.

P.s2 그 사람에게는 아무리 그리워도 연락하지 않는다. 아마도 깊게 남았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날 정말 싫어한다면. 그거야 말로 그녀에게는 죄가 되지 않을까. 06년 10월이 마지막이었던 것이 기억났다. 나 잘하고 있는 것일까. 소식마저 궁금하지만 참을 수 밖에. 아직은 감정이 살아있으니까.
by Nova_Mania | 2008/04/14 02:16 | Future. 막연한 미래.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by 톱을노려라 at 2008/04/17 21:04
영혼의 친구는 나이 먹을 수록 만날 확률이 급감하지 않나 싶네요 =ㅅ=;;
정말 어려서 그런 친구 많이 만들어놔야해요(...)
Commented by Nova_Mania at 2008/04/19 15:17
톱을노려라// 하지만, 지난 일은 후회만 한다고 해서 소용있는 것이 아니죠.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