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야!"
부장님의 호통소리가 들려온다. 오늘도 누군가 또 일을 저질렀나 보군, 눈길도 주지 않고 그저 듣기만 할뿐이다. 그런 곳에 끼이기 싫으니까, 라는 혼자말로 자신을 위로하며 동료에게 속으로만 애도를 표한다.
"죄송합니다"
아마 고개를 숙이고 있겠지. 속은 열받아 있을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말을 내뱉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이거 어떻게 뒷처리 할거야, 응?"
아마도 변상하겠지. 그것 이외에는 대책이 없잖아.
"제가, 차액만큼 물리겠습니다"
결국엔 평소처럼, 잘못 기재된 물건 개수만큼 값을 물린다. 그런 식으로 회사에 계속해서 자신의 돈을 바칠 테지, 악순환의 반복. 지겹다. 이렇게 눈치만 보는 생활.평소처럼 점심시간에 점심을 먹고는 옥상에 올라간다. 후우, 하고 한숨을 쉬고 평소처럼 담배 한개피를 꺼내 입에 문다. 물론 불은 붙이지 않고, 옥상에 바깥쪽으로 몸을 기대고 있으니
"일 안하냐?"
내 몸을 밀고는 내 옆에 있는 의자에 앉는다. 휘청대다 옥상 난간에 중심을 다시금 잡다가 입에 문 담배를 떨어트렸다. 에구구, 아까운 것.
"에이, 과장님... 아까운 담배가 땅에 떨어졌잖아요"
그러면서 잽싸게 몸을 숙여 떨어트린 담배를 두어번 손으로 털고는 입에 다시 물었다. 이번에는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면서
"무슨 일이었어요?"
라고 묻는다.
"아냐, 별일 아니야"
항상, 그는 이런식으로 다른 사람의 일은 꺼내려 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 무섭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속을 알 수 없다.
"그렇군요"
형식적인 발언을 하고는 연기를 들이마셨다가 내뿜는다. 담배 한개피를 꺼내더니
"아참"
뭔가 기억난 듯 손뼉을 치며 이쪽을 돌아본다. 무슨일일까...
"너도 말이지, 이번 주에 시간이 되면 등산한번 가지 않을테냐?"
담배를 입에 물고 이쪽으로 담배를 들이댄다. 난 들고 있던 라이터로 과장님의 라이터에 불을 붙이면서
"등산요?"
쉴 시간도 없이 빠듯하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을까...
"응, 등산 말이야. 그냥 올라갔다 오는거지"
어쩔 수 없지... 한번 갔다 올까, 실은 그것보다도 윗사람에게 잘못보일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관념이 강했으리라, 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식, 새어나오는 웃음을 손바닥으로 막고는
"그럼 알겠습니다. 언제쯤 가실겁니까?"
라는 말을 내뱉는다. 그가 웃으면서
"내일"
"에?"
갑작스런 답변에 당황해서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럼 내일 보자구"
그 말만을 남기고는 사라지는 과장님이었다. 입에 물고 있던 담배가 바닥으로 톡, 하고 떨어졌다. 다음 날, 등산가기에는 조금 늦은 시간. 왜 이런 시간에 등산을 시작하지? 라는 의문을 내뱉기도 전에 그가 다가와서는
"왔나?"
라는 말과 함께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땅에 버린다.
"예."
발로 슬며시 밟는다.
"그럼 가지."
"알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그 이후에 별다른 말 없이 시작된 그와 나의 등산. 확실히 비정상적이었지만, 뭐라고 말할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기에 단지 침묵하고 있었다. 그저 그의 뒤를 따라갈 뿐. 시간은 계속 흘러 어느덧 밤이 가까운 시간대. 계속 행군하던 과장님이 뜬금없이
"오늘 휴대폰 들고 왔나?"
갑자기 휴대폰 이야기가 나오자 당황했다. 길을 잃어서 119에 구조요청하는거야? 라는 의문과 설마라는 의심이 섞인 상태가 되었다.
"예, 들고 왔습니다"
라고 말하며, 바지 뒷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과장님쪽으로 건넨다.
"아니, 나한테 줄 필요는 없고, 꺼버려"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고는 다시금 앞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오늘, 과장님의 행동은 참 알수가 없었다는 느낌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밤 12시가 되었다. 이 시간까지 등산을 하는건 정말 미친행동 같다. 어쩔 수 없이 아무말 하지 못하고 그만 계속 쫓아다녔다. 이제 지쳐서 움직일 수도 없을 것 같다.
"힘들어"
라는 말과 함께 결국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여기서 쉴까?"
라는 그의 말이 들려왔다. 더 이상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예"
라는 말과 함께 누워버렸다. 하늘이 보인다. 밤하늘에 별이 많이 보인다. 하나, 둘, 셋... 직접 하나씩 세어보고 있다. 역시 산은 어두운데다가 공기가 맑아서 별이 잘보이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 찰나, 머리를 뒤통수로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초등학생일 때였구나...
나와 동갑인 학교친구가 있었다. 나와는 가장 친한 친구였을 것이다. 매일 뒤산에 올라가서 놀았는데, 어느날 늦은 밤까지 놀다가 길을 잃고 산을 헤맨적이 있었다. 그때 난 산에서 길을 잃어버렸다고 헤매고는 울고 있었고, 그 친구와 난 하루를 꼬박 산에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야... 어떻게 하지?"
웅크리며 돌 위에 앉아있었다. 그때, 추웠지... 그 녀석은 이렇게 말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우와~ 멋지다."
갑자기 멋지다고 말하는게 이상했다.
"야..."
내가 그의 옷깃을 잡았다. 그는 내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손을 위로 뻗어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면서
"야야, 하늘 봐봐. 되게 멋지다."
라고 말했다. 그 말에 나도 고개를 들었다.
"야아 별이 몇개야?"
정말 멋진 밤하늘이었다. 그는 나를 보면서
"저기 저 보이는 별들이 우리를 순수한 세계로 인도해 줄거야"
그 말과 함께 손을 내밀었다.
"응. 꼭 그렇겠지?"
고개를 끄덕이고
"다음부터는 별보러 다녀야겠다!"
라고 크게 말했다.
"같이 다니자 키키"
웃는 그에게 그가 내민 손을 잡으며
"응, 나도 나중에 커서는 밤하늘을 빛내는 저런 순수한 별이 될래"
키득키득, 그가 웃는다
"순수할까?"
화를 내며
"당연하지!"
하하하, 둘다 웃었다. 그랬었구나...
"어때, 밤하늘에 보는 수많은 별을 보는 기분은?"
"아..."
라는 감탄사만 내뱉었을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자네한테 이 별을 보여주고 싶었어"
갑자기 눈물이 조금 흘렀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닦지 않고 가만히 놔두고 있었다. 순수하고 살고 싶었다, 그러지 못한 것이 한이 된 것일까... 그래서 더욱 세상에 대해 비겁하게 살아가고 있었던 것일지도 몰랐다. 아니, 쉽게 살려고 했었던 것일지도 몰랐다. 좀 더 어렵게, 아니 순수하게 살아야 했었던 것일까, 눈이 뜨거워졌다.
"과장님"
고개를 그에게로 돌렸다. 그가 웃고 있었다. 회사 내에서만 보여주던 접대용 웃음이 아닌, 인생의 선배로서의 웃음.
"고맙습니다"
고개를 숙였다.
"어허, 이 사람이"
라는 말과 함께 내 어깨에 손을 얹는다. 툭툭, 두어번 쳐주고는 다시금 돌려 별을 쳐다본다. 고개를 들 수 없었다. 하염없이 소금물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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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이상한 글이 되어가는군요
죽여주십시오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