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안경
춥다.
길거리를 가다가 담배를 꺼내 입에 꼬나물고 불을 켠다. 옆에 지나가 사람이 담배 피는 것이 불쾌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아, 죄송합니다.”
이 한마디만을 내뱉고는 불이 붙은 담배를 든 채로,
제길, 난 필 자유도 없는 건가, 라는 생각에 한숨만 쉬고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골목을 찾아 그곳으로 뛰어간다. 골목을 조금 들어가니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이야기를 하면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타고 있는 담배를 잽싸게 입에 물고는 뻐끔뻐금 피워 댄다. 따뜻한 날씨에 궁상맞게 난 뭘 하고 있는 건지, 라는 이상한 생각만 든다. 담배를 피는데 눈이 따갑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안경을 만져 보니
“제길”
생각도 하기 전에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안경알이 어느샌가 깨져 있었다. 새 것으로 갈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고개를 두리번두리번 거리면서 주위를 살펴본다.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는 건지, 모두들 고개를 찌푸리며 내 옆을 지나간다. 뭐가 문제길래 날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이다지도 곱지 않은가, 투덜거리고는 안경을 벗었다. 아무것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나를 향해 찌푸리는 사람들의 시선도, 날 무시하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다. 이거, 은근히 좋은데? 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혼자라는 사실에 슬퍼졌다. 어쩔 수 없이 현실에 타협해야겠지. 다시금 안경을 사러 제일 근처에 있는 안경점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라는 말로 나를 반기는 안경점 종업원, 접대용 미소일 뿐이다. 풋.
그리고 나를 반기는 안경사. 가식적이다. 속으로 쯧쯧, 하고 혀를 찬 다음 나도
“예, 안경을 새로 맞추려고 왔습니다”라고 대꾸한다. 형식적인 인간관계, 평소 같으면 나를 거들떠도 보지 않을테지. 안경사는 내 옆으로 와서는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절차니까 그대로 따른다. 기계 앞에 앉아서 ‘보입니다’만 연신 남발하고 나서는 안경테를 하나, 둘 골라보기 시작한다.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뿔테 이것저것 다 한번씩만 써보고는 집어 넣어버린다.
“이거 써보는건 어때요? 그것보다는 나을텐데...”
소리와 함께 내 앞으로 안경을 내민다. 누굴까 궁금해서 뒤를 돌아보았다. 20은 되었을까, 생각보다 앳된 소녀였다. 뒤돌아 보니 웃으면서
“솔직히 그 테, 웃겨요 아하하”
라는 소리와 함께 내가 쓰고 있는 안경테를 벗긴다.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 소녀는 안경테 부분을 두어번 쓰다듬고는 날 쳐다본다. 그러더니
“이거 써보시라니깐요”
하며 나에게 건넨다. 왠지 당황스러웠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한다.
“응, 알았어”
하면서 안경을 써본다. 응? 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왜 웃고 있을까... 거울 속의 내가 웃고 있다. 입꼬리가 올라가 있다. 에이, 설마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소녀가 나를 기쁘게 한걸까, 라는 대답을 꺼내기도 전에 그 소녀가 다가와서는
“봐요, 그게 더 잘 어울린다니깐”
하고 헤헤, 하고 웃음을 지어보인다. 나도 웃어주고는 친한척 볼을 꼬집는다.
“어이구, 고마워”
그 소녀도 나를 향해 씨익, 웃어줬다.
왠지 따뜻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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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망했습니다. 뭔가 글이 제대로 안써집니다(...)

똑바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살려주세요 ;ㅅ;
by Nova_Mania | 2006/11/09 21:38 | Novel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Linked at Adventure for Dr.. at 2007/12/1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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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olita1987 at 2006/11/09 21:57
엣..그래도 소녀때문에 글이 어둡던게 확 밝아지네요:D
Commented by J_KID at 2006/11/10 04:45
소녀와의 앞날이 기대되네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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